
저희 남편이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건 3년 전입니다.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뒷목이 뻐근하다며 동네 내과를 찾았다가 뜻밖의 결과를 들었습니다. 초음파 검사 결과 혈관에 침전물이 보인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부터 저희 부부의 생활습관 개선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고지혈증, 식단조절만으로 2주 만에 수치 개선 가능할까
고지혈증은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LDL 콜레스테롤이란 간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을 혈관을 통해 온몸의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양이 너무 많으면 혈관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40~50대 성인 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사람이 70%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남편도 그 70%에 포함된 셈이죠.
남편의 경우 초기 약물치료와 함께 식단 조절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고기만 안 먹으면 되겠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탄수화물 관리가 더 중요했습니다. 흰 쌀밥, 라면, 국수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중성지방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잡곡밥 위주로 바꿨습니다.
밀프랩(Meal Prep) 방식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말에 일주일치 반찬을 미리 준비해두니 퇴근 후 외식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두부포에 볶은 채소와 잡곡밥을 넣어 김밥처럼 만들어두면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한 끼가 됩니다.
식단 조절 시 주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트랜스지방 함유 가공식품 피하기 (과자, 빵류)
- 포화지방 많은 육류보다 생선과 채소 위주 섭취
- 정제 탄수화물 대신 통곡물과 잡곡 선택
- 하루 식사량 중 마지막 한 숟가락은 남기는 습관
남편은 원래 고기 반찬이 없으면 식사한 것 같지 않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채소 위주 식단으로 바꾼 지 2주 만에 몸이 가벼워졌다고 표현하더군요. 물론 처음엔 힘들었습니다.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까요.
운동과 약물치료, 병행해야 효과적인 이유
고지혈증 관리에서 운동은 필수입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HDL 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데, HDL은 혈관벽에 쌓인 나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혈관 청소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남편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격렬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고지혈증이 발생한 건 유전적 요인이 컸습니다. 남편의 할머니께서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었던 거죠. 이런 경우 운동만으로는 부족하고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으로는 마운틴 클라이머, 플랭크 푸시업, 스쿼트 트위스트 등이 있습니다. 이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은 짧은 시간에도 심박수를 높여 지방 연소 효과가 뛰어납니다. 남편은 저녁 식사 30분 후 이런 홈트레이닝을 20분 정도 합니다.
운동 시 주의할 점은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을 피하는 것입니다. 혈관과 혈액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면 오히려 심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5~10분 정도 제자리 뛰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준 후 본 운동에 들어가는 게 안전합니다.
약물치료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콜레스테롤 약을 먹으면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의에 따르면 스타틴 계열 약물로 인한 혈당 상승은 2~30mg/dL 정도로 미미하며, 약을 복용하지 않아 생기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남편은 현재 저용량 스타틴을 복용 중입니다. 약을 먹기 시작한 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44에서 10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지금처럼 운동과 식단 관리를 병행하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고지혈증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질환이 아닙니다. 꾸준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 남편처럼 3년째 관리하고 있어도 방심하면 수치가 다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저녁 산책을 빠뜨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동네 공원에 나가보면 70~80대 어르신들이 정말 열심히 운동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분들을 보며 '저렇게 건강한 노후를 보내려면 지금부터 관리해야겠구나' 하는 자극을 받습니다.
몸이 무겁고 뒷목이 땡긴다면 동네 내과에서 간단한 피검사만으로도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 없이도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저희처럼 뒤늦게 발견해서 약물치료까지 가기 전에, 지금 당장 검사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