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무의식적으로 손을 짚었습니다. 그 순간 '아, 허벅지 힘이 예전 같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제 나이 50대 초반이면 이미 근감소증(sarcopenia)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매일 스쿼트를 하던 시절 허벅지를 손으로 만져보면 단단했는데, 요즘은 다른 운동만 하다 보니 확실히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차의과학대 홍정기 교수는 근력 약화가 사망률을 250%나 높인다고 강조합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흡연이나 당뇨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지금 당장 생존근육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의자만 있으면 되는 팔과 복근 운동
저는 회사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다 보니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의자 운동을 합니다. 사무실 의자 등받이를 잡고 다리를 뒤로 쭉 빼서 팔굽혀펴기 자세를 만듭니다. 처음엔 한 다리만 앞으로 가져와서 부담을 줄이고, 익숙해지면 두 다리를 다 뒤로 뻗습니다. 이 동작을 10회에서 20회 반복하면 팔 근육은 물론 악력까지 강화됩니다. 악력(grip strength)이란 손으로 물건을 쥐는 힘을 의미하는데, 일상생활에서 병뚜껑을 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여기서 핵심 팁이 하나 있습니다. 팔을 굽혔다 펼 때 5초 정도 자세를 유지하면 복부 코어 근육까지 동시에 자극됩니다. 코어 근육(core muscle)은 척추 주변과 복부를 감싸는 근육으로,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자세를 바로잡는 역할을 합니다. 힘을 빼면 허리가 아래로 처지는데, 배에 힘을 꽉 주면 몸이 일자로 유지됩니다. 제가 이 운동을 하면서 느낀 건, 단순히 팔만 쓰는 게 아니라 온몸의 균형을 잡는 훈련이라는 점입니다.
노르웨이 연구에 따르면 70세부터 85세까지 주 3~4회 근력 운동을 한 그룹은 대퇴부 근육이 16% 증가했고 근력은 31% 향상되었습니다(출처: NTNU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 나이가 들어도 근육은 얼마든지 자랍니다. 헬스장에 가는 70대 어르신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저렇게까지는 못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근력은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분은 허벅지 어디에 힘을 주어야 효과적인지 옆에서 알려주시곤 하셨습니다.
생존근육 5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팔 근육: 손으로 물건을 열고 들어 올리는 기본 동작
- 복부 코어 근육: 척추를 지지하고 자세를 유지
- 척추 기립근: 허리를 곧게 세워주는 뒷면 근육
- 엉덩이 둔부 근육: 걷기와 계단 오르기의 핵심
- 종아리와 발 근육: 균형 유지와 혈당 조절
종아리 운동과 의자 스쿼트로 하체 완성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과 가자미근은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수시로 까치발 들기를 합니다. 3층 사무실에서 1층 화장실을 갈 때는 꼭 계단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작은 습관들이 쌓여서 근육을 유지하는 겁니다.
의자 등받이를 잡고 발뒤꿈치를 최대한 들어 올립니다. 이 상태에서 5초에서 10초간 버티는 것만으로도 종아리에 강한 자극이 들어갑니다. 익숙해지면 뒤꿈치를 든 상태에서 무릎을 20cm 정도 살짝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추가합니다. 이때 팔꿈치도 함께 움직이면 전신 운동 효과가 납니다. 혈당을 낮추는 근육으로 알려진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단단해지면 외발 서기도 눈 감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 감각이 좋아집니다.
엉덩이 근육 강화는 의자 스쿼트가 정답입니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깨를 살짝 앞으로 기울이면서 일어나는 겁니다. 이때 엉덩이가 의자에 닿자마자 바로 다시 일어나는 게 포인트입니다. 저는 이 동작을 하면서 무릎이 아프지 않도록 고관절과 허리를 함께 쓴다는 느낌으로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45분마다 10회씩 스쿼트를 하면 30분 연속 운동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더 좋다고 합니다. 엑서사이즈 스낵(exercise snack)이란 간식 먹듯 짧은 시간 운동을 자주 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일주일에 4번 15분씩만 해도 근육량과 근력이 유의미하게 증가합니다.
집에서는 소파를 이용해도 좋고, 공원에 나가면 구에서 설치한 운동기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단 오르기는 허벅지 근력 생성에 최고의 운동입니다. 저는 1층에서 집까지 걸어 올라오는 계단 운동을 합니다. 장소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든 할 수 있는 최고의 근력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동네를 산책하면서 공원 운동기구로 팔, 어깨, 허벅지 운동을 함께하면 몸도 정신도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근육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밥을 매일 먹듯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근감소증을 막고 현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근력 약화가 사망률을 250%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나니,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생존근육 운동입니다. 지금 당장 의자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