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시어머니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65세 이후 허벅지 근육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걷기조차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반면 친정아버지는 80세가 넘으셨는데도 매일 아침 강변 산책을 꾸준히 하시며 허리를 곧게 펴고 걸으십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근육이 빠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상 이 차이는 매일 실천하는 작은 운동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39세 이후 매년 1~2% 빠지는 근육, 방치하면 생기는 일
연구에 따르면 39세를 기점으로 매년 근육량이 1~2%씩 감소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근감소증(sarcopenia)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출처: 대한노인병학회). 쉽게 말해 40대부터는 아무것도 안 해도 근육이 자동으로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제 친구들과 건강 얘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요즘 계단만 올라도 숨차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자꾸 넘어진다"는 말을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무릎 문제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 200만 명에 육박한다는 통계를 봤을 때 충격이었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제 시어머니도 무릎에 물이 차고 염증이 생겨서 걷는 게 불편해지셨는데, 상체는 약간 뚱뚱하신데 다리는 가늘어서 무릎이 받는 압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근육 손실을 방치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먼저 보폭이 좁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4.5kg 정도 되는 물건도 들기 어려워집니다. 더 심각한 건 50대에 이미 근육의 20~30%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70대가 되면 거의 절반이 빠진 셈이 되니, 이때는 계단 오르기는 상상도 못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인데, 고등학교 동창들이 졸업 50주년 기념 여행을 갔을 때 어떤 친구는 걷고 어떤 친구는 뛰는데, 어떤 친구는 계단을 못 올라가서 다들 받쳐줘야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노화가 아니라 근육을 관리하지 않은 결과라는 걸 알았을 때, 지금부터라도 뭔가 해야겠다고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집에서 5분, 주방 싱크대 잡고 하는 스쿼트의 힘
일반적으로 근육 운동이라고 하면 헬스장에 가서 바벨 들고 땀 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 경험상 집에서 짬짬이 하는 맨몸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방 싱크대를 잡고 하는 스쿼트는 무릎이 약간 불편한 분들도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스쿼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세입니다. 어깨 너비로 발을 벌리고, 손은 가볍게 어깨에 올립니다. 그런 다음 살짝 앞으로 쏟아지듯이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무릎을 구부립니다. 이때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면 무릎에 무리가 가니,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앉는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싱크대를 잡고 있으면 균형을 잡기가 훨씬 쉬워서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제가 재작년에 줌바 수업을 들었을 때 만난 70대 초반 왕언니가 있었는데, 그분은 매일 헬스장에서 허벅지 근육 운동을 하고 오셨습니다. "보약 먹는 대신 운동하는 게 내 보약"이라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50분 동안 줌바 수업을 따라 하시는데 방방 뛰지는 못해도 끝까지 하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왕언니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병행해서 70세가 넘었는데도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또 다른 운동은 까치발 들기입니다. 싱크대를 잡고 서서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인데, 이게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종아리 근육, 특히 가자미근과 비복근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당뇨가 걱정되는 중년 이후에는 꼭 챙겨야 할 운동입니다. 제 경험상 하루에 10개씩 3세트, 아침저녁으로 하면 60개인데, 이 정도만 해도 다리가 훨씬 단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비결은 간식 먹듯이 쪼개서 하는 겁니다. 연구에 따르면 40분 50분마다 끊고, 일어나서 의자 잡고 스쿼트 5~10회만 해도 근육이 동면 상태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오전에 5분, 점심 먹고 5분, 자기 전에 5분 이렇게 나눠서 하니 부담도 없고 실제로 오래 지속할 수 있더군요.
계단 오르기, 무릎 안 아프게 하는 정확한 방법
일반적으로 계단 오르기가 무릎에 무리를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자세만 제대로 지키면 오히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최고의 운동입니다. 제가 4층에 사는데, 처음엔 귀찮아서 엘리베이터만 탔는데 요즘은 의도적으로 계단을 이용합니다.
계단을 오를 때 핵심은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두는 겁니다. 발은 계단에 2분의 1 정도만 올리고, 어깨를 앞으로 30~40cm 이동시킵니다. 그러면 뒷발 뒤꿈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이때 양발로 바닥을 밀듯이 힘을 줘서 올라가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무릎이 아니라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주로 쓰이기 때문에 무릎에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처음에 이 방법을 시도했을 때는 좀 어색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살짝 춤추듯이 탄력 있게 올라가는 느낌이라 익숙해지는 데 며칠 걸렸습니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니까 계단 오르는 게 전혀 힘들지 않더군요.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두고 상체를 약간 숙이면서 올라가면, 마치 앞으로 쏟아질 것처럼 탄력이 붙어서 훨씬 빠르고 가볍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반대로 해야 합니다. 내려갈 때는 무게 중심을 뒤로 두고 상체를 세워야 무릎에 부담이 덜 갑니다. 발은 계단 표면에 최대한 많이 닿게 하고, 복근으로 몸을 잡으면서 천천히 내려갑니다. 제가 산을 오르는 건 서투른데 내려오는 건 잘하는 편이라, 내려오는 동작은 처음부터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정말 빠릅니다. 저는 하루에 100계단 정도를 목표로 하는데, 4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면 대략 50계단씩 두 번이니 딱 맞습니다. 일주일만 꾸준히 해도 다리가 단단해지는 게 느껴지고, 친구들이랑 같이 걸을 때도 자연스럽게 앞서서 걷게 됩니다. 친구들이 "같이 가자"라고 할 정도니까, 효과는 확실합니다.
단백질과 수면, 근육 연금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운동만큼 중요한 게 영양과 수면입니다. 근육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연료는 단백질인데, 중년 이후에는 단백질 섭취가 더욱 중요합니다. 제 친정아버지는 매일 아침 삶은 대두와 우유를 함께 갈아서 드십니다. 이렇게 단백질을 충분히 챙기시니까 80세가 넘으셨는데도 근육이 단단하게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시어머니는 우유도 싫어하시고 육고기도 잘 안 드십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다 보니 근육이 더 빨리 빠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근육 생성이 더 어려워지는데, 이때 근력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병행하면 폐경기 증상도 완화되고 근육도 잘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폐경학회).
수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잠잘 때 만들어집니다. 운동으로 자극을 받은 근육이 회복하고 성장하려면 양질의 수면이 필요한데, 뒤척이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길 근육도 안 생깁니다. 제 경험상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효과가 반감되는 걸 느낍니다.
친정아버지의 하루 루틴을 보면, 아침을 드시고 소화시키고 난 뒤 30분 정도 수면을 취한 다음 강변 산책을 나가십니다. 산책을 다녀오면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오시는데, 이 루틴을 매일 지키시니까 80세가 넘으셨는데도 허리가 곧고 정정하십니다. 반면 시어머니는 아침을 드시고 TV를 보시며 쉬다가 점심을 드시는 패턴이 반복되는데, 움직이는 시간이 적다 보니 근육이 더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근육은 연금처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1kg의 근육 가치가 3천만 원이라는 말이 있는데, 맨몸 운동만으로도 4개월이면 800g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루 10분씩 스쿼트, 까치발 들기, 계단 오르기를 루틴으로 만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간식 먹듯이 운동을 쪼개서 하면 부담도 없고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저도 70대가 되어서도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근육을 연금처럼 쌓아가야 합니다. 무릎이 아파서 계단을 못 오르거나, 친구들과 여행 가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으려면, 지금 이 순간 작은 운동 습관을 시작하는 게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